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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 납득할 수준으로”…일 정부, 내년 방위비 사상 첫 10조엔 넘기나

Hankyoreh ·
“미국 납득할 수준으로”…일 정부, 내년 방위비 사상 첫 10조엔 넘기나

1일 일본 주요 언론들에 따르면, 일본 방위성은 2027회계연도(2027년 4월~2028년 3월) 예산으로 역대 최대인 8조8908억엔(76조3천억원)을 편성해달라고 요구했다. 전년보다 800억엔 더 요구한 것이다.

우선 이번 예산 편성 요구안에는 자위대의 인공지능(AI) 지휘통제 체계 구축 비용이 눈길을 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나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을 통해 군사작전에 인공지능 지휘통제 체계 필요성이 확산하면서 일본 정부도 육해공 자위대 통합작전사령부(JJOC)에 관련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했다. 미군이 이미 적용한 미국 데이터 분석 기업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의 ‘메이븐 스마트 시스템’을 우선 도입한 뒤, 일본 기업의 시스템이 마련되면 대체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적 기지 공격 능력(반격 능력) 확보를 위한 미사일 도입 확대와 최근 전장에서 ‘게임 체인저’로 불리는 무인기(드론)의 자체 개발도 추진한다. 고이즈미 신지로 방위상은 자위대를 “세계에서 무인 장비를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조직”으로 만들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다수의 드론이 동시에 밀집 공격을 가하는 ‘드론 스웜’에 대비해 인공지능을 활용한 대응 체계도 구축한다. 일본 정부는 우크라이나와 이란에서 전쟁이 장기화하는 상황을 감안해 탄약 공장 등 방위산업 생산시설을 국가가 소유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또 방위 산업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정부가 민간 방위 기업에 출자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자위대 인력 감소를 막기 위해 퇴직자 지원 등 복지 확대에도 상당한 추가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일본 방위성 예산은 이미 2026회계연도에 전년 대비 예산이 3300억엔가량이 오르며 역대 최고 예산액을 기록했으며, 이번에 추가 상승이 예고됐다. 그런데 이번 예산 요구안에 정확한 예산 금액을 적지 않는 ‘사항 요구’ 항목이 많이 남아 있다. 다카이치 사나에 정부는 올 연말께 일본 안보 정책의 근간인 ‘안보 3문서’ 개정을 앞뒀는데, 이때 방위 예산의 대폭 수정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실제 일본 정부와 여당인 자민당에서는 내년 방위 예산이 10조엔을 넘어설 것이란 예상이 많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해 취임한 뒤 국방력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여러 차례 공언해온 바 있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일본을 포함한 동맹국들에 국내총생산(GDP) 대비 3.5% 수준의 국방비 지출을 요구하고 있다. 일본 방위성 관계자는 아사히신문에 “내년 국방비가 10조엔을 밑돌면 미국이 납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방위비를 포함한 다카이치 정부의 내년 전체 예산 규모도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이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체 부처의 예산 요구 최종액이 143조엔(1227조5000억원) 안팎이라고 보도했다. 2026년도와 견줘 20조엔 이상 늘어난 수치인데, 예산 금액이 제시되지 않은 ‘사항요구’까지 고려하면 상승폭은 더 커질 전망이다. 노무라종합연구소는 “다카이치 총리는 위기관리와 성장 투자를 위해 새 예산에 상한을 두지 않는 이른바 ‘무제한 설정’을 했다”며 “새 예산안 규모는 코로나19 사태 당시와 맞먹는 것으로 평시로는 이례적인 규모”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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