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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SCO 정상회의 ‘다극화’ 전면에…중·러·인도·이란 ‘연대’ 부각

Hankyoreh ·
SCO 정상회의 ‘다극화’ 전면에…중·러·인도·이란 ‘연대’ 부각

중국과 러시아, 인도, 이란 등 국가 지도자들이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서 미국 중심 국제질서와 거리를 둔 ‘다극화’ 구상을 논의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과 미국·이스라엘의 대이란 전쟁으로 국제정세의 불안이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의 제재와 경제적 압박을 받아온 국가들이 외교적 결속을 부각하는 모양새다.

1일(현지시각) 타스·신화통신 등 보도를 보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마수드 페제슈키안 이란 대통령 등은 이날 키르기스스탄 수도 비슈케크에서 열린 26차 상하이협력기구 정상회의에 참석했다. 같은 시기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애슈빌에서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가 열렸다. 서방과 중국·러시아가 한 테이블에서 경제 현안을 놓고 충돌하는 사이, 비슈케크에서는 미국 주도 질서 밖의 협력을 확대하는 장면이 펼쳐졌다.

상하이협력기구 10개 회원국 정상과 대표들은 기구 창설 25주년을 맞아 ‘비슈케크 선언’을 채택했다. 선언은 세계가 “심대한 지정학적·사회경제적·기술적 변화의 시대”에 들어섰다며 유엔의 역할을 강화하고 “대표적이고 민주적이며 공정한 다극적 세계질서를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정상회의 연설에서 현재 국제정세를 “대화와 대립, 상생과 제로섬, 다자와 일방이 치열하게 각축하고 있고, 전쟁의 먹구름도 아직 걷히지 않았다”고 규정했다. 이어 “인류의 갈림길에서 상하이협력기구가 역사적 책임을 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상들은 중동 정세와 관련해 미국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선언은 이란 영토에 대한 군사공격을 규탄하면서 분쟁은 “오직 정치적·외교적 수단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했다. 미국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대이란 ‘경제 고립 작전’을 겨냥한 표현도 담았다. 회원국들은 유엔헌장과 국제법, 세계무역기구(WTO) 원칙에 어긋나는 “일방적 강압조처에 반대한다”며 이런 조처가 식량·에너지·인도주의 안보와 세계경제를 해친다고 밝혔다. 이번 회의에 참석한 페제슈키안 대통령은 “미국이 6월 맺은 휴전 양해각서를 즉시 이행한다면 이란도 상응하는 조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이란 이스나 통신은 전했다.

두 전쟁과 미국의 제재는 중국의 외교적 지렛대를 강화하는 측면도 보여준다. 중국은 러시아산 에너지와 이란산 원유의 핵심 구매국으로 양국 경제를 떠받치는 주요 시장이 됐다. 전쟁에 직접 뛰어들지 않으면서도 무역과 에너지 등을 통해 두 나라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모습이 이번 정상회의서도 나타났다.

다만 상하이협력기구 전체를 하나의 ‘반미 동맹’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인도는 미국·일본·오스트레일리아와 쿼드에 참여하면서 러시아와 관계를 유지하고 중국과도 관계 개선을 추진하는 등 각각 이해관계와 전략이 다르기 때문이다. 선언은 상하이협력기구가 “군사·정치 블록이 아니고 다른 국가와 국제기구를 겨냥하지 않는다”고 명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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