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은 제품이 아니다”…중국 24개 문예지 ‘인공지능 거부’ 선언
중국 각지의 문예지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만든 작품을 게재하지 않겠다고 공동 선언했다. 작품 전체를 인공지능으로 생성한 경우뿐 아니라 이어쓰기와 고쳐 쓰기, 다듬기에 활용한 작품까지 거부 대상에 포함시켰다.
26일 중국 펑파이 등 현지 매체 보도를 종합하면, 중국의 12개 성의 문예지 24곳은 ‘창작을 수호하고 인공지능을 거부한다’는 제목의 공동 선언문을 발표했다. 선언문은 지난 6월 말 ‘전국 문학 내간(지역 문학·작가 단체의 내부 간행물) 공동선언’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공개됐다. 이후 참여 매체가 늘면서 24곳으로 확대됐다. 기술 패권 경쟁 속 중국은 전 영역에서 인공지능 적용 확대를 전략적으로 밀어붙이고 있지만, 문학계에서는 인공지능에 맞서 인간의 창작 영역을 지키기 위한 분투가 시작된 것이다.
선언문은 최근 문예지 편집부에 인공지능을 이용한 ‘가짜 창작물’이 대량으로 들어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공지능이 만든 내용을 조금 수정한 뒤 작가 이름으로 투고하는 것은 표절·도용에 해당하고, 직접 창작하는 작가들의 발표 기회도 빼앗고 있다는 것이다. 선언에 참여한 문예지들은 인공지능 사용 작품으로 확인되면 해당 작가를 블랙리스트에 올려 앞으로 작품을 게재하지 않고, 참여 문예지끼리 관련 정보도 공유하기로 했다.
인공지능 창작을 경계하는 움직임은 중국 문학계에서 확산 중이다. 중국작가협회가 운영하는 중국작가망은 지난 2월 인공지능이 생성하거나, 창작을 보조한 작품을 투고하지 못하도록 규정을 바꿨다. 텍스트 생성뿐 아니라 이어쓰기·확장·개작·윤문도 금지 대상이다. 문예지 ‘상하이문학’도 올해부터 게재 작가에게 창작이나 윤문 과정에 인공지능을 쓰지 않았다는 ‘원작 선언’을 받고 있다고 알려졌다.
중국 내에선 어디까지 인공지능 창작으로 볼지, 인공지능 활용 사실을 작가가 얼마나 공개해야 하는지가 논쟁거리로 떠올랐다. 에스에프(SF)문학계 최고상인 휴고상을 받은 작가 하오징팡은 지난 6월 자신의 신작 어린이 에스에프 소설 ‘은하학원’에서 “인공지능이 쓴 비중이 절반쯤”이라고 밝혔다. 이를 두고 논란이 커지자 “모든 문장은 내가 썼고, 인공지능이 창작 과정에서 보조적으로 참여했다는 뜻”이라고 해명했다.
이번 공동선언에 참여한 24개 문예지는 편집자의 인적 심사와 기술적 인공지능 탐지를 함께 활용해 투고 작품을 판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인공지능 활용 작품을 기술적으로 정확히 가려낼 수 있는지가 문제다. 중국작가망은 지난 4월 인간이 인공지능이 나오기 전에 창작된 과거 작가의 글을 인공지능 탐지기에 넣었는데도 높은 ‘인공지능 생성률’이 나온 사례들을 소개하며 탐지 결과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데 문제가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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