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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케네디센터' 개칭 시도 후 티켓·기부금 수입 곤두박질

Yonhap News Agency ·
'트럼프 케네디센터' 개칭 시도 후 티켓·기부금 수입 곤두박질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미국 수도 워싱턴DC를 대표하는 공연장 '존 F. 케네디 기념 공연예술센터'(이하 케네디 센터)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이름을 붙이려고 한 이후 공연장 재정이 급격히 악화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는 재정이 호전됐다는 센터 지도부의 주장과 달리 대외비 문서들을 입수해 검토한 결과 실제로는 티켓 매출과 기부금 모금 실적이 "붕괴"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기 취임 2주만인 작년 2월 초에 케네디 센터의 운영 방향과 프로그램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기존 대표이사와 이사들을 교체하고 이사장직을 본인이 직접 맡겠다고 발표했다.

그 후 티켓 판매가 급감했으며, 작년 12월에 이사회가 센터의 이름을 '도널드 J. 트럼프 및 존 F. 케네디 기념 공연예술센터'(이하 트럼프 케네디 센터)로 변경하겠다는 의안을 통과시킨 후에는 티켓 판매와 기부금 모금 실적 양쪽 모두가 더욱 급격히 곤두박질쳤다.

이는 신규 기부를 약속받은 금액이 전년 대비 급감했을뿐만 아니라, 기존 기부 약속 금액에서도 기부 철회나 납부 미이행 등으로 '조정과 대손상각' 명목의 감소가 발생한 탓이다.

센터는 국가 지원을 받아서 연방법으로 설립된 기관으로, 명칭을 변경하려면 의회의 결의가 필요하지만 당시 이사회는 그런 절차를 밟지 않고 이사회 의안 통과만으로 개칭을 강행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그에 의해 임명된 이사들은 센터 이름을 '트럼프 케네디 센터'로 개칭하고 건물 간판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을 다는 한편, 센터를 2년간 폐쇄해 2억5천만달러(3천500억원) 규모의 개보수를 하겠다는 구상을 추진하고 있다.

앞서 작년 5월에 센터는 당연직 이사들은 이사회 회의에서 투표권을 행사할 수 없고 오로지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이사들만 투표권을 가지도록 하는 내용의 정관 변경안을 통과시키기도 했다.

WP는 센터 지도부가 트럼프의 센터 장악이 재정적 도움이 되는 것처럼 공개적으로는 표현했으나 실제로는 티켓 매출과 기부금 모금 실적이 급락했음을 알고 있었다고 분석했다.

WP가 전한 센터의 자체 분석에 따르면 '트럼프 케네디 센터'로 개칭한 후 티켓 매출과 기부금 모금 실적이 곤두박질치면서 수입이 1억2천400만달러(1천718억원)에 그쳐, 예산 계획상 목표치인 약 2억2천만달러(3천48억원)에 크게 미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번 회계연도 계획 목표치 대비 티켓 판매 등 사업수익은 70% 미달, 기부수익은 25% 미달해, 센터가 비용 절감 조치를 취했음에도 불구하고 2천300만 달러(319억 원) 적자가 날 것으로 예측됐다.

센터의 재정 상황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센터는 (트럼프 대통령의) 장악이 발생했을 때 엄청난 타격을 입었다"며, 그 후 상황이 안정되는 것처럼 보였지만 '트럼프 케네디 센터'로 개칭한 후 "기부자들도 자취를 감추고, 티켓 매출도 자취를 감추고, 예술가들도 자취를 감췄다. 멸망의 날 같았다"고 상황을 전했다.

'트럼프 케네디 센터 구상'은 올해 5월 연방법원의 금지명령으로 일단 제동이 걸린 상태지만 트럼프 대통령 측은 이를 계속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 측은 24일 법원 제출 서면에서 개보수가 이뤄지지 않으면 건물이 계속 악화해 철거가 필요해질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트럼프 케네디 센터 구상'을 실행토록 해달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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