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대홍수 닷새째 사망자 700명·실종자 3000명 육박
29일(현지시간) 네팔 누와코트 지역에서 주민들이 진흙과 잔해로 가득 찬 피해 주택에서 건져낸 짐을 들고 이동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네팔과 중국 국경을 잇는 히말라야 산악지대에서 대규모 산사태·홍수가 발생한 지 닷새째인 30일(현지시간) 전체 사망자 수가 691명으로 늘었다. 실종자 수는 3000명에 달한다.
중국 관영 중국중앙TV(CCTV)는 지난 26일 네팔 중북부 바그마티주 일대를 덮친 대규모 홍수로 티베트자치구 르카쩌시 지룽현 지역의 사망자가 기존 7명에서 16명으로 늘고 546명이 여전히 실종 상태라고 보도했다. 네팔 재난 당국이 집계한 사망자는 이날까지 675명으로, 전체 사망자 수는 691명으로 늘어났다.
확인된 사망자 수가 늘면서 티베트에서 파악된 실종자는 546명으로 소폭 감소했다. 네팔에서 발생한 실종자 수 2426명과 합치면 전체 실종자 수는 2972명이다.
티베트 지역 실종자 546명 중 261명은 외국인으로 파악됐다. 네팔인이 104명으로 가장 많았고, 인도·라트비아·미국 순으로 실종자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네팔 측 실종자 중 500명이 넘는 외국인은 인도와 미국 등 30여개국 출신이다. 네팔 트리슐리강 일대에 수력발전소를 짓던 두산에너빌리티 직원 6명과 한국남동발전 직원 3명 등 한국인 9명도 여전히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사망자 수가 급증하면서 바그마티주 인근의 병원은 신원 확인과 시신 보관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카트만두포스트 등 현지 매체는 치트완 지역의 병원들에서 시신을 안치할 공간이 없을 정도로 사망자의 시신이 몰려들고 있다고 전했다. 한 병원은 재난 다음날인 지난 27일부터 안치실·부검실이 가득 차 이후에는 일부 시신을 병원 복도나 방수포가 설치된 야외에 두고 있다. 이마저도 모자라 차에 실린 채 병원을 전전하는 시신도 있다고 한다. 한 병원장은 “극심한 더위로 (냉동고에 들어가지 못한) 시신들의 부패가 빨리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거대한 양의 빙하 붕괴가 유발한 것으로 알려진 이번 재난의 구체적인 원인도 조금씩 경위가 드러나고 있다.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상류 랑탕리룽산(해발 7234m)의 고도 5200m 지점에서 암반이 무너지면서 폭 600m의 거대한 빙하 덩어리와 바위, 얼음이 계곡으로 쏟아져 내린 사실이 확인됐다. 이 얼음과 낙석 덩어리가 보테코시강 지류인 렌데 콜라강을 막았고, 형성된 자연 댐에 물이 급격히 차오르다가 둑이 터지며 하류로 밀고 내려갔다는 것이다.
중국도 전문가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지난 26일 오전 10시52분쯤 네팔 리룽봉 남쪽 사면의 빙하가 붕괴하면서 대규모 눈사태가 발생했고, 이 눈사태가 재난으로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올턴 바이어스 미국 볼더콜로라도대 선임연구원은 기후 변화로 빙하와 영구 동토층이 녹으면서 지반이 불안정해지고 고지대의 눈과 얼음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모든 지표가 지구 온난화 추세의 영향을 가리키고 있다”면서 “이번 (대홍수) 사례에서는 수천년 동안 고지대의 암석·얼음·토양·빙하를 단단하게 지탱해 주던 영구 동토층이 불안정해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구조·수색 작업이 한창인 바그마티주 라수와 일대에 비가 내리면서 실종자 구조 작업이 차질을 빚었다. 이날 바그마티주 라수와 지역 당국 관계자는 “비가 내리고 안개가 짙어 수색·구조 작업을 일시 중단했다”고 말했다. 전날 히말라야 산악지대 상류에서 형성된 자연 댐이 범람하면서 약 1시간30분가량 구조 작업이 중단되고 대피령이 내려졌다. 앞서 중국 수자원부는 보테코시강 상류에 대규모 자연호수가 형성돼 추가 홍수 위험이 매우 큰 상황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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