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in] 교원그룹 회장 저택 '쪼개기 공사'…양평 시골마을 4년째 '몸살'
(양평=연합뉴스) 이우성 김지원 기자 = "폭 3m 남짓한 좁은 시골길로 덤프트럭과 레미콘 차량이 하루 수십 대씩 오갔습니다. 차를 마주치면 피할 곳이 없어 길 끝에 바짝 붙어야 합니다. 어떻게 다니란 말입니까."
한적한 농촌 마을 길목 곳곳에는 '주민 안전 위협하는 대규모 공사 중단하라', '특혜 의혹 철저히 규명하라'는 현수막이 줄지어 걸려 있었다.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국토계획법)상 5천㎡ 이상 3만㎡ 미만의 토지를 개발할 때는 안전한 통행을 위해 폭 6m 이상의 진입도로를 확보해야 한다.
그러나 장 회장 측은 임야 총 1만3천여㎡ 부지를 개발하면서 4천994㎡, 4천920㎡, 3천360㎡ 등 5천㎡를 넘지 않는 3개 구역으로 나눠 각각 단독주택과 제1·2종 근린생활시설(사무소, 노래·골프연습장 등)로 양평군에 개발행위 허가를 신청했다.
그 결과 사업자는 폭 6m 도로를 새로 개설하지 않고 기존의 폭 약 3m의 마을 안길을 공사 차량 진출입로로 그대로 사용했다.
주민 감사 청구로 조사에 나선 경기도는 지난달 말 "양평군이 하나의 사업으로 볼 수 있는 개발행위 3건을 부적정하게 처리했다"며 당시 허가 업무를 담당한 군청 공무원 2명에 대해 경징계를 요구했다.
징계 요구를 받은 당시 양평군 허가 담당자는 "진입도로 확보 규정은 개발사업 과정의 교통유발량을 고려해 둔 것으로 안다"며 "면적이 넓긴 하지만 건축주 개인이 쓰는 거주할 주택이라는 점을 감안했다. 특혜나 외부 청탁은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인근 주민 A(70대) 씨는 "공사가 한창일 때는 레미콘 차량만 하루 최대 40대가량 오가는 등 중장비가 수시로 다녔다"며 "차량이 다닐 때마다 신호수가 길을 막아 외출도 제때 못 했고, 하교하던 손자가 덤프트럭에 치일 뻔하기도 했다"고 토로했다.
다른 주민 B씨도 "이 마을에서 20년 넘게 살면서 이런 규모의 개인 주택 공사는 처음 본다"고 했고, 주민 C씨는 "발파 작업과 중장비 통행에 따른 소음·분진 피해가 심해 시위를 이어왔다"고 전했다.
다만 마을 일각에서는 "공사 초기 소음 외에 큰 불편은 없다"거나 "일부 주민이 공사 현장 일에 고용돼 일하기도 해 주민 간 입장이 엇갈린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양평군 관계자는 "기존 허가를 취소하거나 진행 중인 공사를 중지시킬 사유까지는 아닌 것으로 본다"며 "당시 담당 직원들이 징계까지 요구받은 사안이지만, 현시점에서 진입로 폭을 강제 확장하는 등의 대처 방안을 마련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향후 공사 과정이나 준공 승인 신청 시 주민 피해가 없는지와 법령 위반 사항을 면밀히 검토할 것"이라며 "위반 사항이 확인되면 허가 취소나 변경, 고발까지 폭넓게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시공사 측은 "일부 건물은 공사가 거의 마무리 단계"라며 "주민들이 제기하는 피해와 보상 요구에 대해선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교원그룹 관계자는 "전문 컨설팅 업체에 인허가를 일임해 적법한 절차에 따라 진행했다"며 "공사로 인해 주택이나 도로 등에 발생한 피해는 원상복구하고, 피해보상 협의를 적극적으로 진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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