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인적분할' 카카오 목표주가 잇달아 하향
(서울=연합뉴스) 정회인 기자 = 카카오[035720]가 카카오톡·인공지능(AI) 사업과 자회사·투자 사업을 떼어내는 인적분할 계획을 지난 21일 내놓자 증권사들이 일제히 눈높이를 낮추고 있다.
분할을 통해 복잡한 사업 구조를 단순화할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카카오X에는 지주회사 할인이 새롭게 부각되고 카카오AI는 아직 AI 사업의 수익성을 입증하지 못했다는 우려가 동시에 제기된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카카오 관련 보고서를 낸 증권사 11곳 가운데 하나증권과 키움증권, 삼성증권, 메리츠증권, 다올투자증권 등 5곳이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키움증권은 기존 11만원에서 7만원으로 36.4% 낮춰 하향 폭이 가장 컸다. 메리츠증권(5만2천원→3만7천원), 다올투자증권(6만원→4만5천원), 삼성증권(4만9천원→4만원), 하나증권(5만8천원→5만원) 등도 목표가를 내렸다.
카카오는 지난 21일 카카오톡·AI·광고·커머스 등을 담당하는 신설법인 '카카오AI'와 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카카오모빌리티·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 계열사 지분과 투자자산을 보유하는 존속법인 '카카오X'로 회사를 인적분할한다고 밝혔다.
분할 비율은 순자산을 기준으로 카카오X 63.5%, 카카오AI 36.5%다. 내년 1월 1일 분할한 뒤 같은 달 27일 각각 변경상장과 재상장을 추진할 예정이다.
회사는 사업별 의사결정과 자본 배분을 효율화하고 기존 카카오에 적용돼온 '복합기업 할인'을 줄이겠다는 구상이지만, 증권가에서는 오히려 카카오X가 순수 지주회사에 가까워지면서 별도의 할인율이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삼성증권 오동환 연구원은 "분할 이후 카카오X는 영업가치보다 보유 지분 가치가 기업가치의 대부분을 차지하면서 순수 지주회사에 가까운 평가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며 자회사 순자산가치(NAV)가 명확해진 긍정적 효과보다 할인율 상승의 부정적 영향이 더 클 수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증권은 카카오X에 기본적으로 30%의 지주회사 할인율을 적용해 기업가치를 10조8천억원으로 평가했다. 할인율이 50%까지 높아질 경우 카카오 전체 적정주가가 3만3천원까지 낮아질 수 있다고 추산했다.
메리츠증권도 카카오X가 보유한 주요 자회사 지분의 실효가치를 약 11조1천억원으로 계산하면서도 "국내 지주회사에 통상 30∼60% 수준의 할인이 적용되는 점을 고려하면 현 주가 대비 상승 여력이 제한적"이라고 판단했다.
카카오는 카카오AI의 매출을 현재 약 2조8천억원에서 2030년 6조원 이상으로 키우고 이 가운데 AI 매출만 1조원 이상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AI 사업의 이용자 확대와 수익화가 아직 검증되지 않은 만큼 회사가 제시한 장기 목표가 실제 실적으로 이어지는지를 확인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메리츠증권 이효진 연구원은 "에이전틱 커머스 등 AI 수익화 전략은 아직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며 "투자자의 공감을 얻을 새로운 사업 전략이 증명될 때까지 보수적 접근이 유효하다"고 평가했다.
하나증권 이준호 연구원은 "카카오AI의 AI 성장 스토리는 2028년부터 숫자로 증명될 전망"이라며 "단기간에는 상장 자회사의 가치 상승을 제외하면 리레이팅 요인이 부재해 보수적인 접근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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