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10월부터 전세금 정부가 관리한다?…'전월세 안심신탁' 살펴보니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내 전세금을 정부가 관리하는 제도가 10월부터 시작된다는 데 사실인가요?", "이렇게 되면 집주인이 전세를 기피해 결국 전세가 사라지겠네요."
최근 온라인상에서 10월부터 임대인이 전세보증금을 받을 수 없게 된다는 소문이 확산하면서 주택 임대차 시장에서 임대인과 임차인 양쪽 모두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임대인은 전세 보증금을 직접 관리할 수 없다는 점에서, 임차인은 이로 인해 집주인들이 전세를 기피하면 월세가 더욱 보편화할지 모른다는 우려에서다.
온라인상의 소문처럼 앞으로는 정부가 우리 집 전세금을 관리하는 것일까. '전월세 안심신탁' 사업의 구체적인 내용을 들여다봤다.
이 사업은 시중에 나온 월세 물건을 전세로 전환해 공급하기 위한 것이다. 최근 낮은 금리로 인해 전월세시장에서 임대인들이 월세를 선호하면서 전세 매물은 줄고, 월세는 늘어난 여파로 주거비 부담이 커지자 임대인과 임차인 사이의 '수요 불일치'를 해소하기 위한 취지로 도입됐다.
구체적으로는 제3의 기관이 임차인의 전세금을 맡아 관리하고 임대인에게는 전세금을 운용해 발생한 수익을 월세 형태로 지급하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 국토부 산하 공공기관인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전월세안정화기구'(이하 안정화기구)로 지정돼 임대인·임차인 모집과 전세금 예치·투자 운용·반환 등의 업무를 맡는다.
임대인·임차인과 안정화기구가 3자 계약을 맺고 임차인이 전세금을 안정화기구에 예치하면, 안정화기구는 이 전세금 등을 운용해 발생한 수익을 임대인에게 매월 지급하는 식으로 운영된다. 간단히 설명하면 월세 매물로 내놓은 집에 세입자는 전세금을 내고 살고 집주인은 월세를 받는 구조다.
얼핏 전세금을 집주인 대신 정부가 관리하는 것 같지만 임대인 입장에서는 애초 전세가 아닌 월세로 내놓았던 만큼 정부에 맡길 전세금 자체가 없다.
즉, 기존 전세계약처럼 세입자가 집주인에게 전세금을 지급하면 집주인이 이를 정부 기구에 맡기는 방식이 아니라 세입자가 안정화기구에 돈을 맡기고 정부는 이 돈으로 나온 수익을 집주인에게 지급하는 구조다. 집주인은 세입자에게 월세를 받는 것이 아니라 정부에서 월세를 받는 셈이다.
또 해당 사업은 희망자만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원하지 않는 집주인은 기존대로 전세보증금이나 월세를 세입자에게 받는 방식으로 집을 내놓을 수 있다.
국토부는 이 사업의 구체적인 내용을 발표하면서 "임대인과 임차인의 자발적인 신청을 받아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전세금 의무 예치 등의 우려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런데도 전세금을 국가가 관리한다는 식의 이야기가 퍼진 데는 구체적인 대책을 발표하기 전인 올해 7월 공개된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에 '전세금을 국가에 신탁하는 사업을 추진한다'는 내용이 들어가며 오해를 산 것으로 국토부는 보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임대인이 전세금을 (안정화기구에) 맡기는 것이 아니라 임차인이 맡기는 것이고, 임대인은 원래부터 월세를 받고 싶어 한 사람들인데 일부 인플루언서들이 이 구조를 잘못 이해하면서 잘못된 내용이 알려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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