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해수욕' 옛말…동해안 피서객 160만명 급감한 까닭은
(강릉=연합뉴스) 박영서 류호준 기자 = 올여름 강원 동해안 해수욕장을 찾은 피서객이 지난해보다 160만명 줄었다. 과거 긴 장마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같은 뚜렷한 악재가 없었는데도 나타난 감소세다.
기록적인 폭염과 너울성 파도가 발목을 잡은 데다 여름휴가 수요가 해수욕장에서 계곡과 호텔, 워터파크, 카페 등 다양한 장소로 분산되는 관광 트렌드 변화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동해안을 찾은 외지인 방문자 수에는 큰 변화가 없던 것으로 나타나 단순한 관광객 감소가 아닌 '여름휴가=해수욕'이라는 전통적인 피서 공식이 점차 흐려지고 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반면 양양은 지난해 83만752명에서 올해 110만9천740명으로 27만8천988명(33.6%) 증가하며 6개 시군 중 유일하게 증가세를 보였다.
한국관광공사 한국관광데이터랩의 지역별 외지인 방문자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7월 동해안 6개 시군을 찾은 외지인은 총 1천161만5천727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 1천156만1천95명보다 오히려 5만4천632명(0.5%) 늘었다.
지역별로도 강릉(-1.2%)과 삼척(-3.4%)을 제외하면 동해(3.9%), 속초(0.3%), 고성(5.7%), 양양(0.3%) 모두 증가했다.
특히 해수욕객이 61.3%나 감소한 고성은 외지인 방문자가 지난해 7월 141만3천132명에서 올해 149만3천751명으로 5.7% 늘었다.
김홍길 고성군 이장협의회장은 "올해 고성지역 해수욕장 피서객이 지난해보다 줄어든 것은 맞다"면서도 "현장에서 느끼는 체감은 공식 집계처럼 60% 이상 급감한 수준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너울성 파도로 해수욕장 운영에 차질이 있었고 폭염으로 해수욕장보다 계곡 등 다른 관광지를 찾은 방문객도 많았다"며 "이런 방문객은 해수욕장 피서객 통계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장석삼 강원도관광협회장도 "올해 동해안 일부 지역의 피서객 감소에는 폭염과 주말마다 이어진 비 등 기상 요인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며 "너울성 파도 등 해상 여건도 일부 영향을 줬을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양양은 최근 낙산을 중심으로 대형 숙박시설이 잇따라 들어선 데다 해수욕뿐 아니라 서핑과 카페 등 다양한 관광 콘텐츠를 갖추면서 관광 수요를 끌어들이고 있다.
김홍길 협의회장은 "고성은 교통 접근성이 취약하고 관광 인프라도 부족하다"며 "관광객 유치를 위해서는 교통망 확충과 함께 지역 관광 인프라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영철 상지대 관광경영학과 교수는 "과거에는 일정한 시기에 2박 3일이나 3박 4일씩 휴가를 갔다면 최근에는 당일 여행이나 1박 2일처럼 휴가를 쪼개 쓰는 경향이 많아졌다"고 분석했다.
이어 "무더운 날에는 가까운 쇼핑몰이나 호텔에서 휴가를 보내고 산악지역이나 계곡을 찾기도 한다"며 "예전처럼 무조건 바다에서 해수욕하는 것이 아니라 문화 활동을 비롯한 도심 관광도 늘고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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