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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분투칼럼] 아프리카의 미래를 다시 쓰는 청년들… 절망을 기회로 바꾼다

Yonhap News Agency ·
[우분투칼럼] 아프리카의 미래를 다시 쓰는 청년들… 절망을 기회로 바꾼다

[※ 편집자 주 = 연합뉴스 글로벌문화교류단이 국내 주요대학 아프리카 연구기관 등과 손잡고 '우분투 칼럼'을 게재합니다. 우분투 칼럼에는 인류 고향이자 '기회의 땅'인 아프리카를 오랜 기간 연구해온 여러 교수와 전문가가 참여합니다. 아프리카를 다양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분석하는 우분투 칼럼에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을 기대합니다. 우분투는 '당신이 있어 내가 있다'는 뜻의 아프리카 반투어로, 공동체 정신과 인간애를 나타냅니다.]

케냐 나이로비의 킬리마니(Kilimani) 테크 지구에서 나이지리아 라고스, 남아공 케이프타운, 이집트 카이로에 이르기까지 아프리카의 젊은 창업가들이 새로운 비즈니스 실험을 벌이고 있다. 이들이 해결하려는 문제는 거창한 미래산업에만 있지 않다. 반복되는 정전, 높은 송금 수수료, 농산물 유통의 비효율, 금융 소외, 청년 일자리 부족 등 일상에서 마주하는 현실의 문제다.

아프리카가 세계 경제의 새로운 성장축으로 주목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아프리카는 세계에서 가장 젊은 대륙으로, 인구의 약 60%가 25세 미만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젊은 인구의 규모 자체가 아니다. 이들이 단순한 소비자를 넘어 새로운 시장과 비즈니스 모델을 직접 만들어내는 기업가와 혁신가로 부상하고 있다는 점이다.

아프리카의 젊은 창업가들에게 '결핍'은 반드시 약점이 아니다. 오히려 혁신의 출발점이다. 은행 지점이 부족하기 때문에 모바일 금융이 확산됐고, 안정적인 전력망이 부족하기 때문에 태양광·배터리·미니그리드와 같은 분산형 에너지 모델이 성장했다. 전통적인 유통망이 취약하기 때문에 디지털 플랫폼이 생산자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했다. 기존의 발전 단계를 하나씩 밟아가는 대신 중간 단계를 건너뛰고 최신 기술로 이동하는 이른바 '도약'(Leapfrogging)이 아프리카에서 현실의 비즈니스 모델로 자리 잡고 있다.

아프리카의 젊은 창업가들이 가장 빠르게 영역을 넓히고 있는 분야 가운데 하나가 기후테크와 재생에너지다. 2025년 아프리카 테크기업의 클린테크 투자액은 약 11.8억 달러(약 1조6천658억원)로 전년 대비 99% 증가했다. 핀테크가 여전히 최대 투자 분야이지만, 기후·에너지 분야가 빠르게 추격하면서 새로운 성장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는 아프리카의 구조적 현실과 맞닿아 있다. 전력 공급이 불안정한 지역에서는 대규모 발전소와 송전망을 확충하는 것만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 태양광 패널과 배터리 저장장치, 미니그리드, 모바일 결제를 결합한 분산형 에너지 시스템이 보다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교통 분야에서도 변화가 나타난다. 케냐와 우간다 등 동아프리카에서는 전기 이륜차와 배터리 교환 시스템을 개발하는 스타트업들이 등장하고 있다. 현지의 주요 교통수단인 오토바이 택시(Boda-Boda)의 연료비를 낮추면서 탄소배출까지 줄이는 방식이다. 아프리카에서 기후테크는 단순히 환경을 위한 기술이 아니다. 에너지 비용과 생활비를 낮추면서 환경 문제까지 해결하는 경제적 해법이라는 점에서 시장성이 크다.

농업 역시 젊은 창업가들이 주목하는 분야다. 농업은 아프리카 경제와 고용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지만 기후 변화와 물류 부족, 금융 접근성 부족, 수확 후 손실 등으로 생산성이 낮은 경우가 많다. 애그리테크 기업들은 이러한 문제를 데이터로 해결하고 있다. 위성영상과 인공지능으로 작황을 분석하고, 기상 데이터를 활용해 파종과 수확 시기를 알려준다. 사물인터넷(IoT) 센서로 저장시설의 온도와 습도를 관리하고, 모바일 플랫폼으로 농민과 구매자를 직접 연결한다.

특히 농업과 금융의 결합이 중요하다. 농민의 생산·판매 데이터를 축적하면 금융기관이 이를 새로운 신용정보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담보가 없어 금융서비스를 이용하기 어려웠던 소규모 농가도 데이터 기반 금융에 접근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결국 애그리테크의 핵심은 농업의 디지털화가 아니라 생산·금융·물류·판매를 하나의 가치사슬로 연결하는 것이다.

아프리카의 핀테크는 이미 세계적인 성공 사례를 만들어냈다. 그러나 모바일머니를 통한 송금과 결제는 시작에 불과하다. 최근의 젊은 핀테크 기업들은 모바일 거래 데이터를 활용해 소상공인의 신용도를 평가하고, 농민에게 보험을 제공하며, 금융기관의 서비스를 받기 어려운 비공식 경제 종사자들에게 새로운 금융상품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국경 간 결제는 아프리카자유무역지대(AfCFTA)의 발전과 함께 중요한 시장이 될 전망이다. 54개 국가와 다양한 통화, 서로 다른 금융규제를 가진 아프리카에서 국경 간 거래의 높은 비용은 대륙 내 교역 확대의 장애물이었다. 따라서 국가별 금융시스템을 연결하고 환전과 송금 비용을 낮추는 핀테크 기업들은 향후 아프리카 단일시장의 디지털 혈관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

아프리카의 청년 혁신은 에너지와 금융, 농업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케냐·나이지리아·남아공·이집트를 중심으로 소프트웨어 개발, 업무처리위탁(BPO), 데이터 처리, 디지털 콘텐츠 등 지식서비스 산업도 성장하고 있다. 과거에는 저렴한 인건비가 경쟁력의 핵심이었다면, 이제는 젊고 디지털 기술에 익숙하며 여러 언어를 구사하는 인재의 규모가 새로운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AI의 확산은 이러한 변화를 더욱 가속할 가능성이 있다. 현지 언어와 문화, 의료·농업·금융 데이터를 이해하는 아프리카의 개발자들이 글로벌 기업이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새로운 AI 서비스를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아프리카가 단순한 디지털 소비시장을 넘어 글로벌 지식서비스와 AI 애플리케이션의 새로운 생산기지로 발전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이유다.

아프리카 청년 창업가들의 경쟁력은 기술 자체보다 기술을 활용하는 방식에서 더욱 분명하게 드러난다. 첫 번째 특징은 극단적인 현지화다. 아프리카는 54개 국가와 수천 개의 언어·문화권, 서로 다른 법률과 통화, 거대한 비공식 경제가 공존하는 복잡한 시장이다. 글로벌 기업이 하나의 제품과 사업모델로 접근하기 어려운 이유다. 반면 현지 창업가들은 소비자의 행동과 지역별 거래 관행, 현지 언어를 깊이 이해한다. 글로벌 기술을 그대로 복제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의 현실에 맞게 변형한다. 이 때문에 글로벌 빅테크 기업이 쉽게 진입하기 어려운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두 번째 특징은 사회적 가치와 수익성을 결합하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아프리카의 젊은 기업가들에게 사회문제와 시장은 반드시 대립하지 않는다. 전력 부족을 해결하면 에너지 시장이 열리고, 농민의 소득을 높이면 농산물 유통시장이 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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